땅통종주(완료)

땅통종주 7구간(활성산-오도재)

카프리2 2019. 5. 21. 23:49




활성산 초원을 내년부터 볼 수 없다는 것이 우리를 아쉽게 한다.

내년(2020년) 8월까지 이 부지 200만평에 대단지 태양광 판넬로 깔리기 때문이다.




 

1. 산행일자 : 2019.5.21 (화)

 - 산행시간 : 9시간 31분(06:58-16:29)

 - 산행거리 : 21.1km(오룩스gpx트랙)



2. 산행지 : 땅통종주 7구간(활성산-오두재)

 - 코스 : 활성산-통신탑-구서광목장-311-가음치(덤재)-국사봉(615m)-주당고개-모개나무재-차일봉(382m)-노룡재-사슴목장-오두재고개


2019-05-21 0658__20190521_0658 활성산 오두재.gpx



3.  누구랑 : 홀로



4. 산행후기 


본 산행은 이틀전('19.5.19.일요일) 활성산에서 비로 중도하산한 산행의 이음 산행이다.

월요일부터 비가 그쳐, 맑은 날씨가 예보됨에 따라,

조망이 좋은 활성산에서 풍력발전기와 월출산 사진을 찍기 위해 휴가를 냈다.  




월출산은 얼척없는 산


어제 저녁 불의의 교통사고로 운명을 달리하신 여성산우님(마틸다님) 빈소를 다녀왔다. 부부가 같이 자가용를 탔는데, 남편도 많이 다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 빈소에는 미혼인 딸과 아들이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나이가 들수록 좋은 소식보다는 슬픈고 나쁜 소식이 전해진다는 것이 나를 슬프게 한다.

오늘도 새벽 4시에 일어나 05:10 버스를 광주터미널에서 탔다. 버스에서 눈을 붙히고 일어나 보니, 차창 너머로 월출산이 자태를 드러낸다. 지금까지 쭉 나주평야만 보고 왔는대 갑자기 공룡같은 산이 나타나니 전라도 말로 얼척없다(표준어는 어처구니없다). 영암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이틀전 우중산행 때 이용했던 예약 택시가 기다리고 있다.



내년부터 활성산 아름다운 초지도 볼 수 없고


택시를 타고 활성산(活城山,498m)에 내렸다. 대관령처럼 푸른 초원에 풍력발전기가 돌고 있다. 정상일대에는 660만 ㎢(200만평) 규모의 구 서광목장이 있다. 목장은 1998년 모기업(서광그룹)의 부도로, 2004년 영암 목장이란 상호로 바뀌어 운영되다가 폐업되었다. 그 부지에 골프장을 세울려고 했는데 지역 주민의 반대로 무산되었고, 2013년에 대명GEC에서 풍력발전기 20기를 설치 가동하고 있다.


활성산  정상에서 풍력발전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KT중계소, 폐허가 된 서광목장을 지나, 초지를 타고 진행한다. 언덕에 올라 뒤돌아본 풍경은 한폭의 그림이다. 그러나 곧 활성산 초지도 볼 수 없다고 한다. 이유는 이 부지에 1,400억원을 투입하여 국내 최대규모 100MW급 태양광발전소를 2020년 8월까지 준공하기 때문이다. 시행사는  현 풍력발전기 소유주이다. 작년 9월에 백운규 전산업부장관이 착공식에 참석했다(영암군민신문).


산길을 걸으며 아까 택시 기사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지금 뜻있는 영암인들은 영산강 하구언 3곳 방조제 조성을 후회하고 있다고 한다. 옛적 영암에는 독천낙지를 비롯 해산물이 유명했는데, 지금은 갯펄이 사라져 그 명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초원에 흉칙한 태양광 판넬로 입히는 것이 최선인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내년에 누군가 나처럼 땅통 종주를 한다면 활성산 길은 낭만보다 짜증이 가득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 마리의 사나운 개를 만나다.


영암에서 장흥으로 넘어가는 가음치(23번국도)를 지나 오늘의 최고봉 국사봉(國師峰,615m)에 오른다. 국사봉은 산기슭에 위치한 쌍계사에 고려 시대 두 분의 국사(큰 스승)가 배출되었다 하여 국사봉으로 불리우게 되었다고 한다. 올망졸망한 산너울을 타고 차일봉(382m)에 도착하자, 산 아래 노룡재라는 고개가 보인다. 노룡재에 거의 도착했는데, 갑자기 독립가옥에서 나온 개가 사납게 컹컹 지으며 달려온다. 한 마리가 아니고 무려 세 마리다. 오늘 산행부터는 동물을 만났을때 퇴치용으로 쓰려고 전자 호르라기를 배낭에 매달고 왔다. 얼른 호르라기 버튼을 눌렀더니, "삑!"하고 크게 쇠소리가 났는데,  미동도 하지 않는다. 큰 개는 거의 멧돼지 크기다. 다시 스틱를 바닥에 탕탕  치고 휘젖었더니, 작은 두마리는 움찔  놀라는데, 큰 개는 더 사납게만 짖느다.


참, 난감하고, 전진은 생각하기도 어렵다. 궁리 끝에 조금씩 뒷 걸음을 치며, 물러난다. 그래도 개는 쫒아온다. 이렇게 하기를 수차례, 외딴 가옥에서 어느정도 멀어지자, 개들이 더 이상 쫒아 오지 않는다. 외딴가옥 앞을 지나는 임도를 포기하고, gps를 보며 산비탈 길 없는 길을 뚫었다. 세 마리나 되는 개를 묶지 않고 풀어 놓은 주인에게  따지고 싶었지만, 그 개들이 집을 지키고 있으니 찾아 갈 수도 없다. 개에게 쫒겨 걷는 산길이라 힘도 빠지고, 자존심도 상한다. 만약 스틱이 없었다면 대체 어떻게 방어했을까 하니 아찔하다. 


나이가 들면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행복에 빠진다고 한다.


노룡재를 지나 접어든 산길은 유난히 옻나무가 많고, 자주 스치니 몸이 근질근질하는 느낌이다. 오늘은 알바를 많이 하고, 개에 쫒겨 생각보다 거리가 늘었다. 아크로골프장이 있는 오두재고개에 도착해 보니, 오늘 21km를 걸었고, 시간은 오후 4시반이다. 개천산을 넘어 덕룡고개까지 갈려는 계획을 변경하여, 산행을 마치기로 하고, 아침에 탔던 택시를 부른다.


이제 땅끝기맥 구간도 딱 한 구간(약 23km)만 하면, 호남정맥에 접어든다. 영암읍까지 택시요금은 2만원이다. 택시기사가 소개해준 식당에서 영암 도갓재 생막걸리를 겻들여 국밥 한 그릇 했더니 기분이 좋아졌다. 식당을 나와 아름다운 월출산을 배경으로 찰칵! 찰칵! 셔터를 누르며 기분 좋게 걸어, 광주행 버스를 탔다.



나이에 따라 행복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


버스에서 한 숨 자고 나자, 며칠전 읽었던 신문칼럼이 생각난다. 사람은 나이에 따라 행복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고 한다. 30세에 가장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50세까지는 행복을 잘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80세에는 평균적으로 18세가 느끼는 만큼 자주 행복하다고 한다. 즉, U 자형 그래프를 그리는 것이다. 어릴 때는 친구랑 수다만 떨어도 좋고, 나이가 들면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행복에 빠진다고 한다.

오늘 산행도 개 때문에 곤란을 겪었지만, 배 고플 때 먹은 국밥 한 그릇과 막걸리 한 병으로 행복했다. 땅통 6-7구간 홀로 산행 동안 등산객을 한 명도 보지 못했지만, EBS라디오 다시듣기의 '헤르만헤세의 데미안'이 나의 친구가 되어 주었다. 이번 주말엔 산행을 쉬면서 데미안(민음사)을 읽을 계획이다. 



            


 카프리가 걸은 오룩스 지도



 21..1km를 걸었고



 고도표



 산행계획서




산행지도




 05:10 광주버스터미널에서 영암행 버스를 타고




 

 영암버스터미널에 예약한 택시가 기다리고 있고



택시에서 내려 한장 찰칵1




택시에서 내려 한장 찰칵2




 활성산 올라가다..조망좋은 곳이라는 곳에서 내려 월출산과 영암읍내를 배경으로 찰칵

월출산 사진을 찍으려면 여기가 최고의 조망터 같고...




 월출산을 줌으로 당겨 촬칵





 활성산 kt 중계소




 kt 활성산 중계소



 요즘 사진 공부를 하고 있는데...

사진 고수한테 들어보니...잘 찍은 작가의 사진을 흉내내 찍어 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해서..

오늘도 몇 장 복사해 와서...복사용지를 보고 찍었는데...




 이런 역광을 예상 못해서 망쳤네요...

가운데 산은 오늘 가게 되는 국사봉




 산불감시초소 너머로 월출산이 보이고..

여기서 실수...저 산불감시초소 너머로 가서 월출산과 영암읍 조망포인트를 찾았어야 했는데..

풍력발전기가 있는 언덕이라 조망좋은 곳이 많을 것 같아..진행했는데..영암읍과 월출산이 시원하게 보이는 곳이 한 곳도 없어서 아쉬웠고...




 이 사진도 역광때문에 망치고





 

 조망포인트를 찾고자 야산을 올라가봤더니..준희님이 붙혀놓은 백룡지맥분기점을 발견하고





 대명GEC가 세운 풍력발전기

위 회사는 내년 9월까지 남동발전과 함께 1,400억원을 투입하여 활성산 200만평 부지에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한다고 합니다.





 기맥길은 산을 내려와 (구)서광목장 방향으로 진행





 이 아름다운 초지가 내년부터 태양광발전소가 덮힌 다는 것이 우리 등산객을 슬프게 합니다.

택시 기사 말씀, 영암 사람들이 골프장 설치를 괜히 반대해서, 이제는 소리 윙윙나는 풍력발전소와 태양광 판넬로 덥히게 되었다고 후회한다고 하네요..



 

 임산특용작물 재배지라 입산금지표지가 붙어 있고..




 국사봉이 보이고





앗! 뜨거워라..GPX 트랙 마루금을 따라 여기 가시밭에 들어갔다. 혼이 나서 나오고...

여기는 사람이 거의 드나들 수 없는 곳...



 

 우회로를 타고 진행하다 보니..작약 밭이 보이네요...





 금오마을 경로당





 보호수




 보호수 전경





 

 

 오늘 산행에서 나의 유일한 인증샷





 가음치





 국사봉등산로 입구





 국사봉은 산기슭에 위치한 쌍계사에 고려 시대 두 분의 국사(큰 스승)가 배출되었다 하여 국사봉으로 불리우게 되었다고 한다.

 

 

 

 

 개인 사유지(국사봉농원)라고 하여..산길이 끊겨...아래 처럼 뺑 돌게 되고..






 

 국사봉에 오르다...전망좋은 바위에서 활성산과 월출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줌으로 당겨본 월출산, 활성산 풍력발전기..

내년에는 200만평에 태양광 판넬이 깔리면...하얀색으로 변할 것 같고





 

 국사봉정상석, 활성산, 월출산을 모두 함께 담고





 614m 국사봉 정상석





 가운데가 오도재에 위치한 아크로 골프장




 땅통종주 길





 차일봉 385미터




 철탑 너머에 아크로 골프장이 위치함. 골프장 뒷산은 개천산





외딴 가옥에서 키우는  참나무 표고농장

풀어 놓은 개가 지키는 줄도 모르고 진행하다..세마리 개가 얼마나 사납게 덤비든지...

외딴 가옥 앞으로 진행하지 못하고..뒷 걸음쳐...길 없는 비탈길을 뚫고 우회함






 노룡재





 높은 산이 차일봉(382m)이고, 파란 집이 표고버섯을 키우는 외딴 농장





 오두재로 진행하다 보면 전망바위가 나오고




 전망바위에서 바라 본 국사봉





 활성산과 월출산이 보이고




 국사봉과 활성산 풍력발전기




 

 아크로 골프장 옆을 등산로가 지나고





 아크로 CC




 다음구간 개천산으로 올라가는 산행들머리...





 아크로 골프장


여기서 아침에 탔던 택시를 불러 20분 가량 기다려.....택시를 타고 영암읍으로 갑니다.







국밥에 막걸리 한 병을 마시고




 영암버스터미널로 가기 위해 걸어가다가, 월출산을 한장 찰칵





 

 관광안내 표지판까지 구도 잡아 한 장 찰칵

막걸리를 한 병하고, 국밥으로 허기를 채우니...

누구도 부럽지 않습니다.


한 줌의 흙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생명의 촛불이 꺼지면 인간은 순식간에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월출산이 있어 어디에서 찍어도 한 폭의 그림이 됩니다.



 

 영암버스터미널




산행 참고 자료






 


 



이제 땅통종주는 영암군과 작별하고,... 나주와 화순의 경계 산으로 접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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