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스틱의 필요성(네이버 지식인)
등산스틱이 필요없는 이유
1. 등산의 아주 초보자이거나, 아니면 아주 고수거나 : 당일치기 산행, 길지 않은 산행, 짐을 많이 짊어지지 않은 산행에선 구태여 등산스틱을 쓰지 않아도 상관 없습니다. 산행경험이 짧은 초보자는 대체로 등산스틱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지죠. 아주 고수들 중에도 스틱을 안 쓰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이 분들은 짐을 가볍게 메고 바람처럼 산길을 '날아다니는' 분들입니다. 산길을 빨리 걷는 데 스틱은 오히려 불편한 물건입니다.
2. 우리나라 지형에서 맞지 않음 : 스틱이란 것이 원래 만년설 지형에서 쓰던 물건입니다. 이런 곳은 탁 트인 지형이고, 완만한 설원(발에는 설피 착용) 또는 가파른 설벽(발에는 아이젠 착용)이 많아 손에 뭔가 의지할 만한 물건으로 쓰기 시작한 것이 스틱입니다. 노르딕 스키 타는 사람들을 보고 누군가 등산에도 써먹어 봤을 것이고, 그게 괜찮으니 너도나도 따라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지형에선...촘촘한 나무숲, 풀숲, 암릉길, 오밀조밀 아기자기한 지형이다보니 스틱이 거추장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특히, 암릉길에선 스틱은 매우 불편한 물건이 되니 접어서 배낭 안에 집어넣거나 배낭 겉에 다는 게 좋습니다.
3. 운동효과가 떨어짐 : 스틱을 사용하면 다리에 가해지는 하중이 20% 정도는 줄어들기 때문에 거꾸로 말하면 그만큼 운동효과가 떨어지는 셈입니다. 같은 산행코스도 스틱을 쓰고 돌면 다리에 알이 안 배기는데 스틱을 안 쓰고 돌면 다리가 한결 땡땡해지는 걸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체력단련 삼아 동네 뒷산을 오르내리는 정도라면 스틱을 빼는 게 낫습니다.
등산 스틱이 필요한 이유
1. 아주 초보자이거나 아주 고수가 아닌, 어중간한 대다수 산꾼이라면 스틱이 요긴함 : 등산은 체력단련 목적도 있지만 장거리를 걷는 운동이고 거기에 무거운 짐까지 짊어지고 걷는다면 스틱은 반드시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초보자처럼 천천히 짧게 다니는 것도 아니고, 고수처럼 빠르고 길게 다니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초보자든 고수든 아주 가벼운 짐을 메고 다닌다면 스틱이 없어도 되지만 짐이 무거울수록 스틱의 필요성은 커집니다.
2. 우리나라 지형에서도 암릉길, 밀림길 외엔 스틱이 도움이 될 때가 더 많음 : 암릉길에 대해선 앞에서 말했고요. 요즘, 우리나라 산에도 밀림길이 많은데 이런 곳에서도 스틱은 상당히 불편합니다. 나뭇가지에 걸릴 때가 많아서요. 하지만, 한편으론 거미줄을 걷어내고 뱀을 퇴치하는 데에는 요긴하기도 합니다. 겨울철 심설산행에서는 거의 필수품이 됩니다. 등로가 젖어있거나 얼어있어서(진흙길, 빙판길, 낙엽길, 계곡길 등) 미끄러울 때에도 도움이 많이 되고요.
3. 무릎을 아끼는 길 : 등산을 오래 하다보면 예외없이 무릎통증에 시달리는데요. 무릎통증을 줄이는 장비 3종세트(스틱 + 쿠션깔창 또는 쿠션양말 + 무릎보호대 또는 무릎테이핑)에서도 스틱은 가장 효과가 큰 장비입니다. 무릎연골이 소모품이란 점에서 볼 때 산행을 많이 할수록 무릎연골도 자꾸 소모가 되니 스틱을 적극 사용함으로써 무릎연골의 소모를 줄여야 할 것입니다. 무릎연골의 소모를 줄이기 위해서는 짐을 최대한 적게 짊어지고, 산에서 뛰지말고(특히, 내리막길에서 뛰는 건 매우 안 좋음), 무릎주변의 근육을 키워 연골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제 경우는 짐이 가볍고(10kg 이하), 단거리(10km 이하)이고, 암릉길이라면 스틱을 빼고 가고요. 그 외엔 대부분 스틱을 가지고 산행을 합니다.
2016.09.29. 네이버 지식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