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산행/설악태극(58km)

설악태극 경험담 및 종주계획서

카프리2 2017. 6. 7. 10:33

(설악태극종주 사진을 이미 올려서, 중복인 것 같지만)

(짧게 정리한 준비과정, 경험담, 종주계획서 등을 추가 올립니다)

(후답자가 읽기 쉽게 정리했습니다)



1. 설악태극종주란?

설악산 전체를 쭉 둘러보는 코스이다. 코스 모양이 태극모양을 그린다고 해서 태극종주라고 한다. 이 태극종주는 2007년 11월 J3클럽 방장인 배병만님이 최초로 개척했다고 한다. 내설악광장에서 출발하여 모란골-안산-귀떼기청봉-대청봉까지 서북능선을 탄다. 약 25km이다. 대청봉에서 공룡능선, 마등령, 저항령, 황철봉을 거쳐 미시령갈림길까지 백두대간 능선을 탄다. 미시령갈림길에서 계조암, 달마봉, 주봉산, 청대산을 거쳐 동해바닷물이 넘실거리는 속초시 해맞이공원에 골인하는 58km의 여정이다. 지리태극종주를 해야 지리산을 많이 알게 되듯이, 설악태극종주를 해 봐야...설악산 전체개념을 파악할 수 있다. 단지, 태극에 빠진 능선이 있다면 화채능선, 가리봉능선이다.

 

2. 준비 과정

 1) 설태 도전배경

  카프리 2011년 10월에 지리태극종주(90.5km)를 하고, 설악산 태극종주를 노렸다. 카프리 10대 버켓리스트에 넣었다. 그러다가 작년(2016년) 9월에 나사모산우회 8명과 설악태극종주를 도전했다. 그러나 체력부족으로 대승령에서 홀로 중탈했다. 수치스러웠다. 버스를 타고 홀로 광주광역시로 내려오면서 내년 화대종주로 체력을 쌓은 후, 설태를 도전키로 마음 먹었다. 마침 무안에 사는 빵고님이 본인도 기회되면 설태를 도전하고 싶다고 해서...같이 파트너로 가게 된 것이다. 빵고님은 체력이 되고, 나는 길을 안다. 작년 태극실패, 홀로대간, 나사모 정기산행(오색-장수대)으로 내설악광장에서 미시령갈림길까지는 작년에 걸어봤다.

 

 2) 준 비

 3월부터 헬스를 1주일에 두 번 하고, 저녁에 집 인근 산을 일주일에 두 번 지인과 야등했다. 약 4.5km에 1시간 30분 걸린다. .. 주말에는 나사모산우회 정기산행에서 매주 20km 이상 탔다. 정신력을 강화하기 위해 1장 짜리 종주계획서도 작성했다. 17.5.7 지리산 화대종주도 11시간 44분에 종주했다(전체 29위).

또 설악산이라는 책도 한 권 사서 읽고, 선답자의 후기도 많이 읽었다. 많이 공부할수록 산이 잘 보이므로... 

 

 3) 광주광역시에서 내설악광장까지 이동

 계획서를 작성했다.

첫번째 계획은 광주에서 5시 20분 고속철(SRT)를 타고 수서역에 내려..동서울에서 원통까지 버스로 이동하는 계획이었다. 이렇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10시 30분에 내설악광장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대중교통의 장점은 저녁에 집에서 잠을 충분히 자고 아침에 출발하기에 설태기간 밤을 하루만 센다..

 출발 3일전에 빵고님한테 전화가 왔다. 마침 와이프가 운전을 해 준다고 하니, 본인 승용차로 가자고...그래서 그러기로 하고 계획서를 승용차편으로 수정했다.

 그러나, 걱정이다. 작년에 설태 실패할 때, 8명이 승합차로 이동하다 보니..잠을 잘려고 해도 잠이 안와서 거의 가수면 상태로 산행을 임해 실패했기 때문이다.

 아내와 상의했다, 나의 생각은 목-금요일까지 휴가를 냈으니, 목요일날 대중교통을 타고 올라가 원통 소재 모텔에서 5시간 자고 출발하겠다고..

그런데..빵고님한테 미안하다고...

 아내 왈, 당신 나이도 많은데...춘천 처갓집에 들린다고 문자 보내고, 당신 계획대로 모텔에서 잠을 자라고 한다.

 아내말대로 빵고님 한테 문자 보내고, 25(목) 오전에 광주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원통에서 이른 저녁을 먹은 후, 저녁 7시부터 모텔에서 잠을 잤다. 약 3시간은 잔 것 같다.

 24시에 빵고님 부부를 원통에서 만났다. 빵고님 왈, 30분 밖에 잠을 못잤다고 한다.

 

3. 설태 결과 및 경험담

 1) 일 자 : 2017. 5. 26(금) 01:19 ~ 27(토) 14:14

    - 소요시간 : 36시간 56분(휴식시간 5시간 28분 포함)

    - 날씨 : 첫날(맑았으나..오후에 이슬비 약간), 둘째날(맑음)

 2) 산행거리 : 58.2km(트랭글gpx)

 3) 누구랑 : 2명(카프리나종대님, 빵고나종련님)

   - 형제는 아닌데...이름도 두 자가 같다. 같은 본에 같은 항렬이다.

   - 시제도 나주 장골에서 지낸 것을 보니, 몇 다리 건너면 아는 친척 동생 같다.

   - 나는 집이 광주이고, 빵고님은 무안이다.

4) 종주 경험담

  - 죽다가 살아났다. 거의 포기직전이었다. 혼자였다면 포기했을텐데 둘이라 포기 못했다.

  - 빵고님은 개인사업을 하는데...이틀간 문 닫고 왔고, 나도 이틀간 휴가를 냈다.

  - 비박이란 무엇일까? 내가 왜 이런 산행을 할까?  번민했다.

  - 새벽 1시쯤 추운 설악산에서 졸려서 있는 옷 다 껴입고 자다 저체온증에 걸릴뻔했다

  - 저체온증에 걸리지 않을려고 알람을 30분 이후로 맞췄다. 일어나 보니 이빨이 덜덜덜 떨린다.

  - 다시 걸으니 이제 사 저체온증이 풀린다.

  - 그러나 잠시..또 너덜길을 걷는데 졸린다. 둘이서 노래도 불렀다.

  - 둘이가 아닌 나사모회원들과 함께 하는 정기산행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환청 일보 직전이엇던 것 같다.

  - 계조암을 지나..달마봉을 가다 햇빛이 따가운 오전에 낙엽 위에서 30분을 빵고님과 잤더니...그제 사 정신이 돌아왔다.

  - 그래도 어려움을 참고 완주하니..이렇게 산행후기를 쓴다.

 

 

4. 설태 피드백

 1) 설악태극종주의 관건

 첫째로 물이다. 내설악광장에서 대청봉까지 물이 없다. 그러나 중청대피소 이후는 물이 많다. 희운각대피소, 마등령, 저항령, 계조암, 청대산입구까지 5-8km 이내에

           물이 있다. 중청대피소에서 물을 보충했다면, 저항령, 계조암, 청대산에서 3번 물을 보충하면 될 것 같다.

 두번째는 배낭무게이다. 카프리는 물을 3리터 넣었다. 밥 2인분과 이것 저것 넣다 보니 배낭 무게가 8.6kg 나갔다. 어떻게 배낭무게를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세번째는 길 찾기이다. 오룩스 gpx 트랙을 다운 받이 사용하길 권한다.

 

 2) 아쉬운 점

  떡발재 이후, 도로를 걸어 해맞이공원까지 가서 아쉽다. 또 저항령 약수터를 gpx트랙에 남기지 못해 서운하다. 멋진 설악태극gpx를 남기고 싶었는데...

 

 3) 뿌듯한 점

 천천히 산을 타며 금강산도 보고, 주변 명산을 많이 봤다. 미시령갈림길부터 해맞이 공원까지는 초행길인데..달마봉과 청대산에서 설악산을 보니, 설악산 전체

 마루금이 눈에 쏙 들어왔다.

 이제 속초시내에서 설악산을 보면..저기는 어느 봉우리다 하고 말할 수 있다..

 알바로 미시령갈림길에서 계조암까지 길이 험한 마루금을 탔는데..길은 나빴어도 마루금을 타서 기쁘다...

 내가 사용한 트랙은 2009년도 J3에서 설태 개척 당시의 트랙인 것 같다..J3클럽 홈페이지에서 다운 받았다.  

   

 4) 후답자에게 남기고 싶은 말

 첫째, 한 번에 종주보다는 대피소를 이용해서 충분히 잠을 자고 설악을 즐기길 권한다. 2-3개구간으로 나눠도 좋을 것 같다.

         대피소를 이용한다면, 동트는 새벽에 모란골에서 출발하는 주간 산행도 가능할 것이다. 

 둘째, 계절은 5월말이나 10월초를 권장한다. 그때가 조망이 가장 좋고 걷기 좋은 기온이다..  

 

5. 에필로그

힘들게 다녀왔어도, 내가 계획하고, 꿈꾸며, 준비했던 시간들이 소중하다.

 

하산 후, 속초시 중앙시장 인근에서 목욕했다. 옷을 벋는데..사타구니가 헐어 많이 쓰린다.

목욕 후, 횟집에서 빵고님과 부인, 카프리 셋이서 소주를 마셨다.

스키다시도 맛나고, 생선회도 맛나다. 소주를 상당히 마셨다. 이렇게 맛나게 술을 마시는 것도 다 완주했기 때문일 것이다.


맛나게 뒤풀이 하고, 속초고속터미널에 왔는데 버스가 2시간 후에나 있다.

19:30 버스를 타고, 강남고속터미널에 내려 광주행 버스를 갈아 타고 집에 들어오니 새벽 3시가 되었다.

 

버스에서 실컨 잠을 잤다.


일요일 아침에 늦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주방에서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침대에서 누워 있는데 성취감이 이제 사 밀려온다.

어려움 싸움에 이겼기 때문일 것이다. 쓰라린 사타구니에 연고를 바르고 아내가 깍아 놓은 과일을 먹는다.

수고했다고 아내가 위로해 준다.


그냥 사진만 정리해도 되는데...큰 산을 다녀왔으니..글로써 남겨야 할 것 같아...길게 흔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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