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백두대간3차(북진.노량)

180513 갈령 늘재 백두대간 산행후기(나사모 북진 15구간)

카프리2 2018. 5. 13. 22:45

(산행기를 작성하다 보니 좀 길어서, 1부에서는 산행 요약, 2부에서 인물 및 풍경 사진으로 올립니다) 



[1부 : 산행 요약]




▼ 696.2봉에서 바라 본 속리산 주능선

 

 696.2봉은 트랭글에서 경미산으로 뱃지가 나오는데..밤티재를 넘어 백악산과 갈라지는 조망처이다. 오전 9시부터 구름이 걷히기 시작하여 경미산에 오른 11시경에는 이렇게 좋은 조망을 보여준다. 속리산 주능선이 연초록과 조합하여 더 아름답다. 무박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었다.

 


 

 


1. 산행 개요

 

 1) 산행일자 : 2018. 05. 13(일)

   - 날씨 : 새벽에 비가 오다 갬, 오전 9시부터 날씨가 개기 시작하여 11시경에는 아주 맑음

 


 2) 산행지 : 갈령-늘재(신백두대간 15구간)

  - 산행코스 : 갈령-갈령삼거리-형제봉-피앗재-천왕봉(1,058m)-신선대-문장대-밤티재-696.2봉-늘재

  - 산행거리 : 20.2km(오룩스gpx)

  - 산행시간 : 9시간 06분(03:30-12:36)


 

 3) 누구랑 : 나사모산우회 40

  임동진님, 동그라미님, 설산님, 나도바람꽃님, 라파엘님, 무소유님, 홈이사님, 승달산님,  청솔원님, 지리산님, 블루버드님, 뚜버기님, 낙지부인님, 청옥두타님, 줄달음님, 산수인님, 삿갓님, 양충열님, 산에가면님, 도사리님, 블리자드님, 마스터님, 신변님, 카프리님, 건하님, 나비님, 마거릿님, 뜬구른님, 공글님, 천상천하님, 산주님, 성덕님, 성덕2님, 아름바다님, 빵고님, 레인저님, 불보살님, 골목길p님, 킬범님, 듀오라이트님


 


 4) 산행기록(오룩스gpx)

  

 

백두대간 갈령 늘재(갈령-천왕봉-문장대-밤티재-늘재) 카프리__20180513_0330.gpx

 

 

 



 2. 갈령-늘재 구간 특징

 - 국립공원 직원의 문장대 단*속을 대비하여 새벽 03:30분부터 갈령에서 산행시작

 - 출발시 가랑비가 내렸고, 산행 2시간(새벽 05:30) 이후 부터 갬, 후미기준 밤티재를 넘어 좋은 조망을 보여 줌

 - 696.2봉에서 바라 본 속리산 주능선이 5월 연초록과 어울려 환상적인 조망을 보여 줌

 - 무박 산행으로 힘들었지만, 갈령 늘재 구간을 무사히 마쳤음. 속리산은 암릉과 어울려 아름다운 산이고 역사유래도 많음.

 


 

3. 대간 후기


① 연초록과 함께 한 대간 길


일주일전(18.5.6) 나사모산우회 지리산 화대종주 때 저 체온증으로 고생한 회원들이 많아서인지, 오늘은 회원들의 배낭이 크고 다들 우비를 입었다. 그러나 오늘 대간길은 초반 이슬비가 왔지만 땀을 식혀주는 고마운 비였다. 산행후반에는 날씨가 화창하게 개여 후미는 속리산의 연녹색 주능선을 보았다. 무박산행으로 힘들었지만 정말 대간 오길 잘했다고 생각한 하루였다.      

 


갈령-늘재 구간 지도(마스터 산행대장님이 올린 지도)

 

 

 

 20.2km를 9시간 6분 걸리고

 

 

 

 

 

 

② 갈령-형제봉-속리산 천왕봉 구간


들머리 갈령에서 버스가 정차한다. 버스에서 내리자 이슬비가 내린다. 우리 산악회는 야간 산행을 하지 않은 것이 전통이나, 오늘은 어쩔 수 없다. 국립공원 직원들이 문장대에 단속 나오는 시간 전에 통제구간을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헤드랜턴을 켜고 갈령삼거리, 형제봉을 오른다. 피앗재를 지나고 부터 비가 갠다. 그리고 동이 튼다. 카프리 이렇게 동트는 새벽이 정말 좋다. 헤드랜턴을 벗고 자연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좋고, 고요함 속에 지저귀는 새소리도 좋다. 더불어 남들보다 이렇게 하루를 빨리 시작했다는 성취감도 든다. 후미그룹으로 힘들게 천왕봉에 올랐다. 천왕봉에 오르면 일망무제의 조망을 보여주는 곳이지만, 오늘은 거의 조망이 없다.

1,058m의 천왕봉은 한남금북정맥의 분기점이다. 낙동강과 한강, 금강의 분기점이 되는 천왕봉에서 한남금북정맥은 말티재를 지나 선도산 좌구산 칠현산으로 이어져 다시 두 갈래로 나뉜다. 한 갈래는 한강의 남쪽 수계를 이루는 한남정맥이란 수리산을 지나 인천의 문수산에서 끝을 맺는다. 또 다른 줄기는 금강의 북쪽 수계를 이루면서 성거산을 지나 태안의 팔봉산, 안흥진에서 서해에 몸을 담근다. 카프리 다음 주에 한남정맥 1구간을 시작한다.

 

 

가랑비가 내린다. 버스는 03:30분경에 갈령에 도착하고


 

 

 갈령 표지석...후지 방수 카메라를 가져왔는데..1년 가량 쓰지 않았더니 시간이 5분 정도 늦게 설정되어 있다.




 형제봉은 일마무제의 조망을 보여주는 곳인데...비가 오고 새벽산행이라 아쉽다.




 산행 후 2시간이 지난 5:30분부터 동이 트고..아름다운 연초록이 우리를 반긴다. 아름다운 대간 길을 보며..인간세상에 이런 대간길을 꾸미려면 백평에 백억을 들여도 꾸미기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지나는 걸음마다 풍경이 바뀌고..새소리와 좋은 공기가 가득한 길이므로...  고로..우리는 행복한 사람들이다.


 

 

 

 속리산 최고봉 천왕봉...삼파수의 봉우리이다....아래 산경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속리산은 대한민국 중심의 산이다.

속리산에서 한남금북정맥이 분기되고..다시 칠현산(실제는 칠장산)에서 한남정맥, 금북정맥이 분기 된다. 카프리는 다음주에 한남정맥 1구간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동여지도 속리산..여기에도 천황봉이 아닌 천왕봉으로 기재되어 있고...




우리나라 산경 지도..조물주가 우리나라를 잘 만들었다. 빨리 통일이 되어 완전한 한반도가 되길 기원해 본다.



 


③ 천왕봉-신선대-문장대 구간


운무가 가득한 속리산 주능선을 걷는다. 평상시 같으면 여기저기 암릉을 오르며 절경을 감상할텐데 오늘은 조망이 없기에 걸음이 빨라진다. 그러나 고릴라 바위 등 곳곳의 바위가 감탄사를 자아낸다. 이렇게 속리산이 기암 절경인 것은 화강암을 기반으로 변성퇴적암이 섞여 있어 화강암 부분은 융기되어 솟아오르고, 변성 퇴적암은 깊게 패여 높은 봉우리와 깊은 계곡이 절경을 보여준다고 한다. 설악산, 월출산 등과 비슷하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 걷기 좋다. 지리산님과 이런저런 애기를 하다 보니 문장대에 도착했다. 어제 이동항님의 유속리산기 책을 읽었다. 조선시대에 세조도 문장대에 올랐다. 지금은 철제로 계단이 놓여 있었지만 선조들은 과연 어떻게 문장대를 올랐을까 궁금했었다. 결론은 구부러지고 잘린 바위틈을 밟고서 올랐으며, 간이 사다리도 놓여 있었다고 한다.


문장대(文藏臺, 1,054m)는 원래 큰 암봉이 하늘 높이 치솟아 구름 속에 감추어져 있어 운장대라 했다. 그런데 세조가 피부병을 치료하고 문장대에 올라 신하들과 삼강오륜을 강론했다 하여 문장대라 부르게 됐다는 전설이 있다. '세 번 오르면 극락에 간다'는 희망을 안고 철계단을 오른다. 문장대는 크게 2단형 내지 3단형으로 되어 있다. 오르고 있는 첫번째 계단을 통해 올라가는 곳을 조선시대에는 중대(中臺)라고 했었고, 정상을 상대(上臺)라고 했었다고 한다. 회원들에게 어제 읽은 책에서 문장대 정상의 물웅덩이를 삼파수로 여겼다는 애기를 했더니, 회원 두 분이 물 웅덩이에 발을 담그고 사진을 찍었다. 

 

 

 

 

 고릴라 바위




 법주사

속리산 하면 떠오르는 절인 법주사는 신라 진흥왕 14년에 의신이 천축으로 구법 여행을 갔다가 돌아와 창건한 절이다. 속세를 벗어나서 법(法)이 안주할 수 있는 절이라 하여 법주사라는 명칭이  붙었다고 한다. 속리산은 봉우리 아홉이 뽀쪽하게 일어섰기 때문에 구봉산이라고도 한다.




 문장대의 주소가 상주시 화북면 장암리로 되어 있다. 속리산 천왕봉도 화북면 상오리로 되어 있고..

 그런데 통상 속리산을 보은의 땅이라 부르는 것은 거찰 법주사가 보은군 속리산면에 소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조가 어떻게 여기를 올랐을까 궁금했는데..산행 전에 조선선비의 산수기행이라는 책 중 유속리산기를 읽고 의문이 풀렸다...

이 쇠 계단이 설치된 것은 1970년대라고 한다. 한때는 상의 용사가 입장료를 받았다고 한다.



* 조선 정조 때 이동항(1736~1804)님의 유속리산기를 보면, 52세 때인 1787년(정조11) 9월 26일 하루 동안 속리산을 유람하고서 쓴 기행문이다. 이때 문장대에 오른 글이 나온다. 여정은 법주사, 복천사, 중삼을 거쳐 문장대에 오른다.

(유산기 일부 내용 발췌) 문장대 입구에서 갓과 옷을 벗어 젖히고는 구부러지고 잘린 바위틈을 밟고서 위로 올라갔다. 다 올라가자 바위 면이 둥글고 평평하여 마치 큰 왕골자리를 깔아 놓은 듯하였으니 바로 중대(重臺)였다. 중대 위에는 또 창처럼 뽀쪽하게 깍인 큰 바위 하나가 있었으니 상대(上臺)였다. 이 상대 위에는 천연적으로 이루어진 큰 웅덩이가 있는데, 여름에 장마가 지면 이 구덩이에 물이 넘쳐흘러서 세 물줄기로 나뉘어 흐른다(이하 생략).  

 




조선시대에는 문장대가 천왕봉보다 높게 보여..여기를 정상으로 여겼고..이 웅덩이에서 한강,낙동강,금강으로 분기되는 삼파수로 여겼다(유속리산기).

카프리의 애기를 듣고..웅덩이에 발을 담그고 있는 블리자드님, 지리산님..


 



 

④ 문장대-밤티재-늘재 구간

 

산림청의 공식인증한 백두대간이지만 오늘도 살금살금 눈치를 보며, 도둑고양이 처럼 헬기장쪽으로 들어간다. 오늘도 벼랑과 개구멍을 통과하는 고난의 행진이 시작된다. 이번이 세번째다. 백두대간 동호인이 설치했는지..부실한 밧줄 뿐이다.,


자연생태계 보호를 위한 출입금지가 아니라 위험하니까 출입을 금지시킨 게 아닌가 하는 의문, 어쩌다 사람이 삵이나 하늘다람쥐 만큼도 대접을 받지 못하는 데 대한 분노.., 그러나 출입을 금지했으니 내가 들어선 것이 엄연히 잘못했다는 양심의 가책도 느낀다.  


다행히 진행하다 보니 날씨가 개기 시작한다. 옆에 칠형제봉도 보이고 진행하는 길의 암릉도 보인다. 후미가 이렇게 덕을 볼 때도 있다. 칠형제봉이 보이는 너른 암릉에서 점심을 먹으며 시시각각 벗겨지는 암릉을 감상한다. 그리고 붉은 화살표를 따라 간다.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기묘한 바위 구간을 지나고

 

 

 가장 위험한 구간...서로 도와가며 무사히 통과



997번 지방도 밤티재



 

 696.2봉에 올라..속리산 연초록 주능선 사진을 찍고...오우 해피!




 

 

늘재에 하산 완료





 

 

속리산에서

 

                                                                         나희

가파른 비탈만이
순결한 싸움터라고 여겨 온 나에게
속리산은 순하디 순한 길을 열어 보였다

산다는 일은
더 높이 오르는 게 아니라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이라는 듯
평평한 길은 가도 가도 제자리 같았다


아직 높이에 대한 선망을 가진 나에게
세속을 벗어나도
세속의 습관은 남아있는 나에게
산은 어깨를 낮추며 이렇게 속삭였다


산은 오르고 있지만
내가 넘은 것은 정작 산이 아니라
산 속에 갇힌 시간일 거라고,
오히려 산 아래서 밥을 끓여 먹고 살던
그 하루 하루가
더 가파른 고비였을 거라고,


속리산은
단숨에 오를 수 있는 높이를
길게 길게 늘여서 내 앞에 펼쳐 주었다.


-나희덕 시집 <그곳이 멀지 않다> ,2004,5,20, 문학동네




나희덕님은 조선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이다.





 

 

(추가로 인물, 풍경사진을 올립니다)



[2부 인물 및 풍경 사진] 

 

 


속리산 상제지도





 

 

 대목리가 천왕봉 오르는데 가장 근접한 들머리이고





 

 여기 뒷편 길이 한남금북정맥 들머리




 출입금지라고 되어 있는 빨간 점선이 한남금북정맥 길


 

 

 

 왼쪽부터 지리산님, 블리자드님, 공글님...블리자드란 닉네임은 무슨 뜻일까요?




 

 오른쪽이 바람꽃님




 

 카프리님





 삿갓님





 

 속리산 1등 삼각점...우리나라에 1등 삼각점은 약 180개뿐





 




 아름바다님...아이스크림 잘 먹었습니다.





청옥두타님...일주일전 화대종주에서 너무 많이 떨어서..이렇게 두터운 옷을 입고 오심...

삿갓님도 화대종주때 저체온증에 혼나..자켓에 우비까지 입고 산행을 진행하심



 

 천왕석문


 

 

 

 

 

 

 조선시대 용어로...중대로 오르는 계단





 상대로 오르는 계단





물웅덩이




 

 

 

 

 

 

 

 

 비법정로로 들어서는 헬기장





 

 여기서 점심을 먹고





 

 

 

 칠형제봉이 보일락 말락...






 장암리 방면





 

 칠형제봉이 이제 보이고





 

 암릉구간을 힘겹게 벗어나고





 

 

 다시 칠형제봉..산수유릿지라고도 합니다.





 우리가 넘어왔던 봉우리...저기서 점심을 먹었음.





 화북면 장암리의 성불사도 보이고





 

 696.2봉에서 분기되는 백악산도 찍어보고





 밤티재에 거의 도착





 

 

 

 힘들게 696.2봉에 올라...속리산 연초록 주능선을 보고...






 속리산 동릉입니다. 2년전엔가 정기산행으로 진행...입석대와 만남(속리산 동릉)




 가운데가 속리산 동릉..상당히 까칠함






 활목고개에서 미남봉, 상학봉, 묘봉을 거치는 서북능선...작년 6월달에 나사모에서 갈때도 좋은 풍광을 보여주었습니다(6월초)..










 

 

 가운데 관음봉이 우뚝....





 

 

 

 

 


 

 동릉이 보입니다..대간 능선은 동릉에 가려 보이지 않고




 우복동천






 

 

 좌측은 다음구간 청화산..우측은 시루봉


 청화산 너머 우복동천 길이 궁금하고







 

 

 

 속리산 동릉





 696.2봉에 있는 2차 조망처를 다시 가서..사진을 찍고





 696.2봉 삼각점 비슷한 것..이것을 무엇이라고 부르나요? 간이 삼각점?



 

 

 

 좌측은 백악산..우측은 늘재 가는 길

..예전에 여기서 알바를 많이 했다고 합니다..백두대간을 처음으로 하는 분들이...





 청화산과 시루봉이 그림과 같고




 와우!...다음구간 대야산이 보이네요..대야산 좌측은 중대봉

가운데 바위가 희양산 같은데...





 백악산 능선...2년전 갔던 곳



 






 다시 대야산...가운데는 운흥리





 늘재 하산완료





 늦게 하산하여 늘재 표지석은 못 찍고...

 

 



산행 참고 자료




 

 

속리산 국립공원은 1970년도에 6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은데..1984년에 화양동구곡, 쌍계구곡, 선유동구곡이 속리산 국립공원에 편입되어...

현재의 283제곱키로미터의 광대한 면적을 지닌 국립공원이 되었고...위 지도는 16.17구간에 주요 산들을 조망하는데 유용할 것입니다.

속리산 국립공원 지역 중..가고 싶은 코스 1순위 : 소금강-군자산-도마재-남군자산-제수리재-막장봉-장성봉-애기암봉-날머리(봉암사 또는 국립공원 단속을 피해 안전하게 하산할 수 있는 곳)..나사모에서 이미 다녀 왔을까요?





산경표










시간을 갖고 곰 씹으며 순례하면... 좋을 코스 일 것 같네요



백두대간 갈령 늘재(갈령-천왕봉-문장대-밤티재-늘재) 카프리__20180513_0330.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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