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기맥/호남정맥(완료)

190602 호남정맥 9구간(갑낭재-운곡마을) 산행후기..74세가 가장 행복하다.

카프리2 2019. 6. 4. 12:10


가지산은 통상 영남알프스 가지산을 연상하는데...장흥 가지산(迦智山)과 울주 가지산(加智山)은 한자가 다르다.

호남정맥 등산로에서 약 200미터 떨어져 있는데 일망무제의 조망을 보여 주었다.




하늘 빛이 고와서




6월 초록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었다.




원래 계획은 곰치까지 갈려고 했는데...장흥군 장평읍에서 타는 광주버스 시간 때문에 운곡마을로 하산했다.

오늘도 23km 걸었다. 곰치까지 걸으려면 29km...의외로 가팔랐다. 17:30 버스를 타고 광주집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었다.


 


오늘은 카프리가 땅끝기맥과 호남정맥이 만나는 노적봉에 도착했다. 이제 백두대간 영취산까지 쭉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

다 지금까지 탄 산들이 대부분 초행인지라, 가슴이 설레였다...






장흥출신 이청준의 '눈길'을 성우의 구성진 목소리로 들으며 용두산을 오르는데, 땀 버벅에 눈물 범벅이 된다. 돌아가신 엄니 생각이 난다. 내가 왜 그렇게 엄니한테 차갑고 귀찮은 투로 대했는지 후회스럽다. 어머니가 살아 계셨다면 나를 위해 보약을 지어 주셨을 것이다. 또 산 좀 그만 타라고 매일 통사정을 했을 것이다.






1. 산행일자 : 2019. 6. 2(일)

 - 산행시간 : 10시간 45분(06:32-17:17)

 - 산행거리 : 23km(오룩스gpx)



2. 산행장소 : 호남정맥 9구간(갑낭재-운곡마을) 

 - 산행코스 : 갑낭재(시목치,감나무재)-만년고개-용두산-병무산-피재-가지산-장고목재-삼계봉-노적봉(바람재)-운곡마을



3. 누구랑 : 홀로



4.. 산행후기

 

1) 몇년전 홀로 백두대간을 하고, 책을 출판하기 위해 백두대간 책자 출판계획서를 작성 후, 서울 구의동에 있는 출판사 사장에게 전화 통화를 하고, 계획서를 메일로 보냈다. 그 사장님이 계획서와 내 블로그를 검토 후, 나에게 전화를 했다. 원고량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 책을 쓰는 것은 단기간에 똑딱 쓰는 것이 아니고, 하루 3시간 정도 꾸준히 1년 정도 써야 한 권의 책이 된다고 말씀하신다. 그래서 부족한 원고를 보충하려고 수정 작업에 돌입했는데, 추가한다는 것이 새로 쓰는 것보다 몇 배 어렵다는 것을 알았고, 출판계획을 중단했다.


2) 작년 6월달에 카프리 나사모산우회 정기산행 소백산에서 큰 부상을 당했다. 20여 미터를 굴러 허리 압박 골절로 병원에 입원해서 이 생각 저 생각 하고 누워 있으며 책을 좀 읽었는데, 요즘 에베레스트나 백두대간은 너무나 사람들이 흔히 오르기 때문에 올라봤자,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았고, 새로운 계획을 구상했는데, 그게 바로 땅통종주이다.

카프리는 호남정맥, 땅끝기맥 모두 미답지이다. 그래서 먼저 땅끝기맥과 만나는 노적봉까지 호남정맥을 한 후에 땅끝에서 종주를 시작할려고 했는데...하나 보니 거의 동시에 호남정맥과 땅끝기맥이 만나는 분기점(노적봉)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3) 1만시간이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하루 3시간씩, 10년간 어느 분야에 집중 투자하면 달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카프리는 퇴직후에 무엇을 할꺄 고민했다. 아내는 돈을 벌어오는 것이 좋아라 하겠지만, 나는 고교를 졸업한 후, 회사에 입사해서 올해로서 40년을 근무했는데, 또 다시 돈을 번다는 것이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그래서 머리를 썼다. 바로 종주계획서를 작성하면, 아내가 홀로 백두대간을 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다시 홀로 종주냐고 반대할 것이 명확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속칭 나의 열정게획서라는 것을 작성했다. 퇴직 후에 수입은 얼마인데, 나는 지금까지 테니스, 마라톤, 등산을 했다. 여러가지를 하다 보니, 잘한 게 하나도 없다.  이제는 한우물을 파겠다. 한우물 중 등산하고 책을 쓰겠다는 것이 주요 요지이다. 이렇게 아내를 설득하며, 땅통종주 계획서를 작성했고, 아내의 암묵적 승낙을 받은 것이다. 


4) 오늘 구간은 갑낭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갑낭재는 장흥군 장동면에 있는 고개이다. 한국지명유래집을 보니 고개 위에 감낭(감나무)이 있으므로 감낭재, 보검출갑()의 형국이어서 갑낭재()라고 부른다고 한다.시목치(峙)라고도 부른다. 시(枾)는 감나무시 자이니, 결국 감나무고개라는 뜻이다.

감나무재에서 출발하여 용두산, 병무산, 피재, 가지산, 장고목재, 삼계봉을 거쳐 땅끝기맥과 호남정맥이 만나는 노적봉(바람재)에서 운곡마을로 하산하는 것으로 산행을 마쳤다. 원래는 곰치까지 갈 계획이었는데, 라디오를 듣고, 좋은 생각이 나면 핸드폰 메모장에 기록하는 등, 힐링 산행을 했기 때문에 속도가 늦어졌다. 산행 출발전에 데미안을 다시 읽고 라디오에서 데미안을 들었으며, 강원국님의 대통령글쓰기도 들었다. 또, 장흥출신 한승원 작가, 고 이청준 작가의 단편도 들었다. 2주마다 하루 10시간 동안 홀로 걸으며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큰 행복이다. 고전소설, 작가 및 명사와의 인터뷰도 좋다. 강원국 작가를 우리회사에서 초빙하여 강연을 들은 적이 있는데, 강사료가 보통 몇 백만원이다. 그런 강의를 카프리 4편이나 들었다. 이시형 박사의 배짱으로 삽시다 강연도 좋았다. 다음 2주후에는 창문너머 도망친 백세 노인이란 책을 읽고 그 소설을 음미할 게획이다. 보통 라디오에서는 책의 4분의 1 가량으로 압축해서 읽어주는데, 이책은 16편으로 전 문장을 읽어주는 것 같다. 말 그대로 ebs 책읽어주는 라디오 다시듣기는 보물이다. 언제라도 조회해서 들을 수 있다. 100세가 되어, 생일 잔치를 해 주기 1시간 전에 1층 창문 너머 도망친 100세 노인, 그냥 양로원에 살다 죽으면 본인도 편하고, 가족에게도 보기 좋겠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 불확실한 미래를 찾아 도망친 100세 노인의 이야기가 궁금해 진다.  


5) 마지막으로, 심야책방 맹경순님의 멘트 중에 기억나는 내용이 있어 적는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나이는 74세라고 한다. 바로 이때가 정서적, 경제적으로 모든 것이 안정 되었기 때문이다. 정말 의외의 결과인 것이다. 흔히들 행복한 시대를 10대, 20대, 30대를 꼽지만, 이 분야를 연구한 과학자에 따르면 오히려 유년기에서 부터 40세까지 행복감이 꾸준히 하락하고, 46세가 되고 나서야 행복감이 다시 상승한다고 한다. 우리는 현재의 행복을 소중히 하기 보다는 막연히 지난날의 행복한 순간을 떠올리면서 지금이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나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여러분! 74세에 가장 행복하다고 하니, 새로 인생계획을 세워보시게요..저 무지 행복해요..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은 도로를 50% 이상 걷는다는 말이 있더군요..우리나라 금수강산입니다.




오룩스 지도




23km를 걸었다.




고도표



시목치에서 운곡마을까지 지도

못 가본 길은 항상 설레임을 준다.





카프리 당일 산행계획서

로버트 드니로라는 사람이 계획은 계획없이 행하는 것보다 4배의 효과를 준다고 애기했다.









어제 밤에 잤던 빨간 장미가 예뻤던 국일관 여관..숙박료도 3만원으로 저렴





 

국일관 여관앞의 주차장




장동초등학교를 구경하러 갑니다.




카프리가 오른 하산해서 버스를 타야할 장평정류소가 보이고





아침 해가 뜹니다..해는 희망, 활기, 생명.....셀 수 없이 많고






장동초등학교 가는 길...택시기사를 6시에 만나기로 했는데..시간이 남아 구경하는 중





아 저 멀리 제암산이 보이네요..언제 장평면에서 자고 가겠어요..실컨 감동하며 구경해야죠











개교 100년...오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찍은 카프리 사진




택시를 타고 감나무고개라는 시목치에 도착..택시요금은 8천원






들머리





하늘 빛이 고와서...찰칵




나무와 고운 하늘





제암산...보성에는 임금제를 쓰는 산이 3곳 있고...존제산, 제암산, 제석산






수인산을 줌으로 당기고






모내기를 앞둔 평화로운 마을 전경





줌으로 당기고









걸어왔떤 길을 되돌아보고





다시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용두산 정상 전경..산불감시기구일까요?







6월 힐링 길1




6월 힐링길 2





물을 1리터짜리 3개를 담고 산행을 하다 보니..배낭무게가 10kg 나감..빨리 걷기 힘들어요





병무산에 카프리 땅통종주 리본을 붙여 놓았는데...후답자가 이게 뭐야 하고 의아해 할 것 같네요...

땅통종주 리본만 가지고 와서....집에 홀로 대간할 때 쓰던 카프리 리본도 있는데 깜빡함.




 

장흥군에서 등산로를 잘 다듬어 놓음...여기가 피재









저기가 가지산임..일망무제의 조망을 보여주는 바위...두개의 바위를 넘어 정상석이 있고.





가지산 조망바위에 올라...뼁 돌아가며 사진을 찍고...





제암산 아래 시목치에서 가지산까지 걸어왔던 산너울..많이도 걸었네요..





노적봉 방향으로 가야 할 산너울





희미하게 월출산이 보이고..한 가운데 피라미드 같은 산을 국사봉







국사봉부터 노걱봉까지 땅끝기맥 산너울






장평면 산야








가지산[ ] 510m

전남 장흥군 유치면() 봉덕리()와 장평면() 병동리()의 경계에 있는 산.

높이 510m이다. 달마()의 선법()을 처음 전한 통일신라 헌덕왕() 때 도의국사()가 개산()한 보림사()가 있다. 보림사는 9산문(:선법의 절을 뜻함)의 하나이다. 고려 말기 9산문이 모두 그 기운을 다하여 퇴락하였는데, 이 산문의 태고화상()이 왕사()로 1356년(공민왕 5)에 구산문을 통합하여 일가를 이루었으며, 그 후 문풍()을 전하였다고 한다. 사찰 내에는 국보와 보물급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남쪽으로 탐진강을 막아 장흥댐이 건설되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가지산 [迦智山] (두산백과)




파노라마




가지산의 암봉들





제일 조망이 좋았던 암봉...사통팔달...무등산은 찾지 못했네요..







노적봉






땅끝기맥과 호남정맥이 만나는 노적봉






17:30 광주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운곡마을로 하산..원래는 곰치까지갈 계획이었음.




gpx트랙은 곰치까지로 그려져 있고..29km거리




들꽃향기 펜션




장평읍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저기 버스가 오네요..




산행 참고 자료




호남정맥 산경표





ebs라디오 심먀책방...맹경순님 목소리 너무 분위기있어요...






강원국작가는 김대중대통령, 노무현대통령 시절 연설 행정권, 비서관으로 일했고..

전주고를 나와 서울대외교학과를 졸업..말이 시원시원해요..





산행을 가기 전 읽고 간 데미안...세번 째 읽었는데..그래도 이해가 잘 안되네요..




 

상기 노무현대통령 연설문집 제5권이 사택 책장에 꽂혀 있어 한 장 찰칵

이 책을 강원국 작가가 쓴 책임.

회사 생활을 하면..본부장 연설문을 만들어 줘야 해서 한 권 샀는데..하도 수준이 높아 그저 참고만 함.

사람은 일을 하는 것이 두가지라고 생각함. 말로 하는 것과 글로 하는 것...두가지 중에 한가지만 잘해도 인정을 받는데

그게 쉽지 않음.





제가 회사 행사때 오찬 건배사를 만드는데 이 책을 활용한 것 같음.

저는 이명박 대통령이 우리 회사에 왔을때 청와대 비서실, 경호실 직원과 오찬을 총 책임졌던 경험이 있네요..


http://blog.daum.net/najongdai/55  좌측주소크릭 오찬 사진



(에필로그) 오늘 산행후기 작성하다 보니..개인적인 사항이 많이 들어갔네요..

나중에 책을 낼 때 참고할려고..생각나는대로 적었어요..

이것 저것 빼다 보면 나중에 기억이 잘 나지 않아서요...지금까지 읽어주신 님들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