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덕산(大德山, 1,290m)...무주군 무풍면과 김천시 대덕면의 경계에 위치
대덕산은 한 도인이 옛날에 이 산에서 백일기도 후에 공덕을 쌓고 도가 통하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한국지명유래집 경상편)
▼ 대덕산 갈대밭을 겉고 있는 백두대간 등산객..
산 사진만 찍히면 황량하다. 사람이 들어가야 훈훈한 느낌이 온다. 잘 생긴 젊은이들이다. 우리 백두대간 길도 젊고 생기 발랄한 선남선녀들로 붐볐으면 좋겠다.
▼ 거창군 고제면 봉계리 지경(地境)마을 뒷편.. 좌측 대덕산(1,290m), 우측 초점산(1,249m)
산 사진에도 따스한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 들어가면 왠지 모르게 훈훈한 냄새가 난다.
▼ 초점산에서 대덕산 가는 길
정오가 지나면서 파란 하늘을 보여준다.
1. 산행일자 : 2020. 1. 11(토)
- 산행거리 : 약 21km(중간에 오룩스가 꺼져 다시 켬)
- 산행시간 : 10시간 23분(07:16-17:39)
2. 산행지 : 땅통 35구간(백두대간 7구간 신풍령-대덕산-부항령)
- 산행코스 : 신풍령-수정봉-삼봉산-소사고개-초점산-대덕산-덕산재-853삼각점-부항령
3. 누구랑 : 정인주(늘산)선배 동행
4. 산행후기
특별한 아지트 제3의 공간
사람에게는 크게 두 개의 공간이 있다고 한다. 하나는 집이고, 또 하나는 일터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두 개의 공간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미국의 한 사회학자가 행복 지수가 높은 사람들을 살펴 보았는데, 이 사람들에게는 집과 일터 외에 제3의 공간이 있었다고 한다. 언제든 찾아가서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나만의 특별한 아지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나에게 '제3의 공간'이자, '마음정원'은 "산"이다. 3주만에 땅통 백두대간 산행을 이어간다. 1월 11일, 새벽 3시에 일어나 씻고, 승용차로 출발한다. 오늘은 광주의 산꾼 정인주(늘산) 선배와 함께 한다. 신풍령에 내리니 바람이 세차게 불고 아직 사위는 어둑어둑하다. 산행 채비를 하고 들머리로 들어선다. 오늘 산행 코스는 삼봉산, 소사고개, 초점산, 대덕산, 덕산재, 853봉을 거쳐 부항령까지 가는 21km이다. 3주만에 산길에 접어드니, 코 끝을 스치는 바람내음이 좋고, 잔설이 남아 있는 등산로가 와락 반가움과 정겨움으로 다가온다. '책 읽어주는 라디오'를 틀지 않고, '산의 고독' 속에 빠져 든다. 삼봉산(三峰山) 정상에는 산행 안내표시판이 세워져 있다. 읽어 보니, "세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삼봉산이란 이름이 유래"했고, "정상부에 는 석불바위, 장군바위, 칼바위가 있다 "고 쓰여 있다. 산도 '아는 만큼 보인다'고, 미리 공부하고 왔으면 세 개의 바위를 찾을 수 있을텐데, 찾지 못하고 스치기만 해서 아쉽다.
「영광의 북벽」은 산서 부문 베스트 1위
삼봉산에서 몇 개의 바위를 지나 급경사 내리막을 통해 소사고개로 향한다. 응달이고 등산객이 다녀 눈으로 다져져 미끄럽다. 12발톱짜리 '집신아이젠'을 신는다. 아이젠은 독일어로는 슈타이크아이젠(steigeisen), 영어로 크램폰(crampons)이라고 한다. 독일어에서 슈타이크는 ‘오른다’는 뜻이며, 아이젠은 ‘쇠’를 뜻한다. 이번 산행을 준비하면서 두 권의 산서(山書)를 읽었다. 정광식의 「영광의 북벽」과 심산의 「마운틴 오디세이」다. 「영광의 북벽」은 30년 동안 산악인이 뽑은 산서부문 베스트 1위로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등산지인 스위스 아이거 북벽(3,970m)를 4박 5일 동안 낙석과 얼음이 떨어지는 1,800m 직벽을 동료 2명과 생사를 넘나들며 오른 등산기이다. 또「마운틴 오디세이」는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지금까지 유명한 산서 41권을 발췌 정리한 책이다(산서부문 5위). 책을 읽으며 옛날 선배들은 험한 산을 등정하다 아이젠이 벋겨져 무수히 어려움에 처하고, 생명까지 잃게 된 내용을 읽었다. 미끄러운 고개를 내려가며, 선조 덕에 "안전하게 개량된 아이젠을 차고 등산을 하는구나" 하는 감사한 마음을 느꼈다.
내려가다가 도시락을 먹고 소사고개에 도착해 보니, 동물이동통로가 만들어져 있다. 통로 지하를 거쳐 탑선 슈퍼에 들려 귀여운 검은 고양이를 보며 따뜻한 커피를 마신다. 탑선슈퍼는 거창군 고제면 봉계리 소사마을에 위치하고 있다. 동물이동통로 기준으로 무주쪽 가게인지라, 무주군 무풍면이겠거니 짐작했는데 거창군이라니 의외다. 거창군 고제면은 거창 사과의 주산지이다. 거창 사과가 유명한 이유는 '높은 고도에서 생산되어 사과 당도가 높고 과육이 단단'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힘들게 초점산을 오른다. 삼도봉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초점산(草占山)은 전북 무주, 경남 거창, 경북 김천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수도지맥의 분기점'이기도 하다. '수도지맥'이란 수도산, 오도산을 거쳐 합천 낙동강(황강)에서 수명을 다하는 도상 101.9km의 산줄기다. 토요일이라 등산객을 종종 만난다. 오늘 산행중 최고봉인 1,290m 대덕산(大德山), 얼음폭포, 덕산재를 거쳐, 힘겹게 853봉을 넘어 허위허위 걷다보니, 땅거미가 질 무렵에야 비로소 부항령에 도착했다.
함께 하니 막걸리가 달다
부항령(釜項嶺)은 부뚜막을 닮은 고개란 뜻이다. 선배와 함께 부항령에서 차로 5분 거리의 무주군 무풍면 소재 신라가든민박집에 가서 씻고 삼겹살에 저녁을 먹는다. 혼자 저녁을 먹으려면 외로웠을텐데, 함께 하니 막걸리가 달다. 선배에게, 언제 백두대간을 했냐고 물어보니 1997년 광주의 '하늘소산악회'에서 했는데 "그때는 길이 정말 험했다"고 한다. 또 2003년 광주의 모산악회 회장을 한 후, 지리산에 빠져 10년 동안 지리산 구십구골을 다녔으며, 지금은 설악산을 다니고 있다. 그러나 지리산 칠선계곡에서 큰 사고를 당한 애기도 들었다. 선배는 오늘 나와 함께 산행을 하지 못하고, 김천시 부항면 해인리에서 삼도봉을 오르는 짧은 개인 산행을 했다. 이유는 21km를 걷는 장거리가 부담되기도 하고, 부항령까지 차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박집에 함께 누워 TV를 보다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피곤했는지 중간에 깨지 않고 아침까지 잠을 잤다.
소사고개로 내려오면서 핸드폰이 꺼졌는데...오룩스 트랙을 켜는 것을 깜빡했다. 대덕산 다가서 켰다.
약 21km(gpx트랙 기준)를 걸었다
고도표
신풍령-부항령 구간 진혁진 지도는 두 장으로 만들어져서
2014년 본인이 나사모산우회 회장을 할 때, 두 장을 한 장으로 합쳤다.
합치다 보니..빈 공간이 생겨...카프리 몇 자 글을 적었다.
우리나라 최고의 나사모산우회 대간팀과 함께 해서 기쁘다는 글도 쓰여져 있다.
땅통 35구간 산행계획서..이번에는 광주의 산악인 늘산님과 함께 동행했다.
신풍령(빼재) 출발 인증샷
카프리 승용차로 이동
아래로 200미터 쯤...쭉 내려가면 들머리가 나온다.
산행 들머리
3주만에 대간 길에 들어서니 산에서 풍겨오는 산 냄새, 바람냄새가 너무 좋다.
추위는 이미 잊었다.
나뭇가지 사이로 일출
삼봉산(삼봉산)
[명칭 유래] 세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어서 ‘삼봉산(三峰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며, 덕유산이 시작되는 곳에 위치해 덕유원봉이라고도 부른다.
출처 : 무주 디지털문화대전
이번에 소사고개에서 올려다 보니 크게 세 개의 봉우리가 보였다.
귀한 1등 삼각점이다. 우리나라에 1등 삼각점은 200개 정도이다.
삼봉산은 정상부에 석불바위, 장군바위, 칼바위로 이루어져 있다고 쓰여 있다.
미리 공부를 하고 갔으면 이 바위를 찾아 봤을텐데...아쉽다.
산도 '아는 만큼 보인다'
빼재로는 37번 국도가 지나고, 소사고개로는 1089번 지방도가 지난다고 적혀 있다.
삼봉산에서 소사고개로 내려가는 길은 눈이 쌓인 미끄러운 길이다.
이 아이젠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쉽게 내리막을 내려 갈 수 있다.
뒤돌아 본 삼봉산이다.
삼봉산의 암봉 들
내려다 보니...소사고개는 조망이 제로
기묘한 바위
위 너럭바위는 2015년 카프리가 백두대간 홀대간 때 점심을 먹었던 바위다.
소사고개 가는 농로...대간길은 왼쪽 숲속으로 나 있다.
동물이동통로로 진행할 수 있지만...탑선 슈퍼를 들리기 위해 내려간다.
소사고개 생태통로
탑선 슈퍼에 들려..뜨거운 커피 캔을 산다
귀여운 고양이
슈퍼 여사장님
바람도 머물고 싶은 곳...소사마을
주소는 거창군 고제면 봉계리..
저는 소사마을이 고개를 넘었으니 무주군 무풍면이려니 했더니..아니네요.
거창 사과가 유명한 이유는, 고제면 높은 고도에서 사과가 생산되고 있어 당도가 높고, 과육이 단단하다고 한다.
삼봉산을 뒤돌아보고
보기에는 삼봉산이 가운데 봉우리 보다 낮게 보이는데...
사진찍은 각도 탓인 것 같다.
지경마을 뒤로
좌측 대덕산, 우측 초점산이 보이고...초점산은 거창 삼도봉이라고도 한다.
(거창군 고제면 봉계리 마을 소개)
봉계리에는 원봉계(元鳳溪) 마을, 원기(院基) 마을, 탑선(塔仙) 마을, 소사 마을, 지경(地境) 마을 등 자연 마을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봉계리 [鳳溪里]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지경마을을 줌으로 당겨보고
다시 뒤돌아본 삼봉산과 지경마을
시멘트 농로를 따라서 감
수도지맥 분기점...국사봉이 수도지맥 봉우리
초점산(草占山) 명칭 유래
삼도봉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데, 이는 초점산이 경상남도, 경상북도, 전라북도의 세 개 도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데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측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초점산 [草占山]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대덕산 가다 되돌아본 초점산
대덕산 가는 길1
대덕산 가는 길2
대덕산 정상
많은 덕을 품고 있는 산으로, 거대한 봉황이 날아가는 형상이다.
지금까지 이 산에서 기를 받고 뜻을 이루지 못한 사람은 없다고 쓰여 있다.
비박하기 좋은 산으로 보였다.
얼음골 약수터
얼음폭포1...비박할 때 여기서 물을 떠가면 될 것 같다.
얼음폭포2
덕산재..30번 국도가 지나고 있다.
신라가든민박으로 이동
늘산님과 함께 저녁 식사..늘산님은 광주광역시에서 지리산 99골을 제일 많이 다니신 분이다.
막걸리를 한 잔 하며..언제 백두대간을 했느냐고 물어보니, 1997년도에 했다고 한다.
내가 범접하기 어려운 선배님이시다.
홀로 다닐때는 식사하면서 막걸리 한 잔 하려면 외로웠는데
오늘 막걸리를 주고 받고 하면서, 산 애기를 하니 기분 좋다.
산행 참고 자료
30년간 산서 베스트 1위 영광의 북벽(요약)
산악인이 뽑은 최고의 산악도서가 있다. 정광식이 지은 영광의 북벽이다. 이 책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등산지인 스위스 아이거 북벽(3,970m)을 4박 5일 동안 낙석과 얼음이 떨어지는 1,800m 직벽을 동료 2명과 생사을 넘나들며 오른 등산기이다. 책이 출판된지 30년이 넘었지만 산서부문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저자는 엄홍길휴먼재단 네팔 주재원으로 2018년 3월 15일 대지진 피해를 입은 에베레스트 코르카 지역을 업무차 방문하다가 절벽에서 추락해 숨졌다.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이 책을 이틀 동안 단숨에 읽고 겸손하고 인간성 넘치는 고인을 그리워한다. 책은 무한한 것 같다.
세부내용을 알고 싶으면, 우측 주소 크릭, http://blog.daum.net/najongdai/2906
오늘 백두대간은 거창군 고제면 지역을 지났다.
무주군은 무풍면 지역을 지났다.